스타트업이 혁신의 대세로 주목받는 것은 국내 얘기만이 아니다.
‘연쇄창업자’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는 “한국 상품이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시대라 국내와 세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한 기업 중 한 곳을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켰고, 두 곳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한국은 대도시에 인구가 밀집된 나라”라며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 빠르게 서비스를 시험하고 자리잡게 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진단했다.
김영덕 디캠프 센터장은 “지난 10여 년간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지면서 기술과 창업자 수준이 높아졌다”며 “큰물에 가서 놀 때가 된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스타트업과 기존 사업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은 미래의 일인 데 비해 기존 사업자 피해는 당장 눈에 보이기 때문에 정부와 기관 등이 일단 기존 사업자 편을 들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규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글로벌 사업자들이 치고 들어올 여지만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특정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나오면 기성 사업자와 협회 등이 고소·고발 위협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신규 진입자의 싹부터 자르려 들지 말고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전영민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는 “신기술 기반 창업이 성공률이 높다”며 “연구개발(R&D) 분야의 국가적 지원이 더 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기존 정책 지원은 대부분 3년 이내로 매우 짧고, 특정 분야에 몰려 있는 편”이라며 “장기적으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 지원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