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이자·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5000만 회분을 추가로 구매한다. 내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추가 접종)’과 18세 미만 청소년 접종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4일 브리핑에서 “내년 백신 도입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mRNA 백신을 중심으로 전 국민이 1회 접종할 수 있는 5000만 회분 정도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국민은 약 5200만 명인데, 이 중 6세 미만 아동을 제외한 5000만 명이 한 번씩 맞을 수 있는 물량이라는 설명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위해 1조4516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정부는 이들 백신을 부스터샷과 18세 미만 청소년 접종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 통제관은 “이 구매 계획에는 허가 연령(변경 사항)도 반영돼 있다”며 “부스터샷 등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화이자 백신 접종 연령대를 ‘만 16세 이상’에서 ‘만 12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모더나 백신 접종 연령대도 ‘만 18세 이상’에서 ‘만 12세 이상’으로 낮추는 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계약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제약사와의 계약 진행 과정 등 내부 절차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계약을 섣불리 공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까지만 해도 정부는 내년도 백신 구매에 대해 “협상 초기 단계”(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라고 했는데, 하루 만에 “협상 막바지”라고 말을 바꿨다.
이날 방역당국은 60~74세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상반기 접종 예약을 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만 예약할 수 있었지만, 예약 이력이 아예 없는 사람도 이달 18일까지 접종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백신 국산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 출범을 기념해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개최한다. 추진위원장은 국무총리가 맡지만, 국산 백신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다는 설명이다.
이선아/임도원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