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피플펀드가 지난달 P2P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예비허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해 주목받았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사진)는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통장 내역과 소비 데이터, 과소비 유무 등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해 대출 심사를 할 수 있다”며 “상환 의지와 여력이 충분하지만 금융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절당하는 고객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득정보가 확실한 직장인에게 편중된 피플펀드의 중금리 대출 고객층이 주부, 학생, 개인사업자 등 ‘신파일러(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로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P2P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 희망자와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2015년 설립된 피플펀드의 누적 대출액은 지난 6월 기준 1조1206억원으로 P2P 업체 승인을 받은 7개사 중 가장 많다. 피플펀드는 창립 초기부터 신용평가에 역량을 집중해 중금리 대출 확대에 힘써 왔다. 피플펀드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1.2%로 연 12~15% 수준인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 등에 비해 낮다.
피플펀드는 지난 4월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해 고객의 대출상담 대화 내용을 문자로 바꿔주는 고도화된 STT(Speech to Text·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원리금 균등상환’과 같은 복잡한 금융 용어도 완벽하게 알아들을 뿐 아니라 억양과 음의 높낮이 등 비언어적 표현까지 인식하는 시스템을 1년 안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고객 동의를 받아 보유하고 있는) 6만 건의 대출상담 녹취록을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뒤 대출심사 때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가령 상담 과정에서 “(대출금은) 언제 나오나요?” 같이 재촉하는 듯한 표현을 반복하거나 통장 내역 공유를 요청하는 다소 예민한 질문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유형의 고객 등은 부실 리스크가 크다는 식의 특정 패턴이 나올 수 있다. 신용평가 모델 정교화가 투자자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대출 부실률이 낮아지면 투자자의 수익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피플펀드를 창업하기 전에 베인앤드컴퍼니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일한 바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을 지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