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하면서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 화면에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MBC 올림픽 개막식 방송에서 인도네시아를 소개하는 장면을 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28일 인도네시아 매체에 따르면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23일 MBC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방송을 시정해달라는 서신을 전날 방송통신위원회와 MBC에 전달했다.
현지 매체는 MBC의 인도네시아 소개 장면이 인도네시아를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특히 잘못 표기된 인도네시아 지도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해당 방송에서 인도네시아 위치를 국경 너머인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표기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소개한 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정보에 대한 MBC의 서면 또는 구두 설명이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한국은 이웃 나라들을 혐오하느냐" 등의 MBC의 개막식 방송을 비판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MBC는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생중계하면서 각 국가 대표팀이 입장할 때 해당 국가를 소개하면서 자료 사진을 사용했다.
그러나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소개 사진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한 것이다. 나아가 아이티 선수단 입장 때는 폭동 사진을 첨부한 뒤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 소개했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이달 초 괴한들의 총격으로 암살됐다.
MBC는 엘살바도르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 화면에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자국 법정 통화로 채택한 바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MBC는 개회식 중계방송을 통해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고, 이 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며 사과했다. 또 MBC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의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불편을 느끼신 시청자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며 "앞으로 더 정확한 방송으로 도쿄올림픽을 함께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수정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올림픽은 전 세계 206개국 1만1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이들은 역대 최다인 33개 종목에서 총 339개의 금메달을 놓고 다음달 8일까지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