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냉정히 말하면 퇴근 후 바로 집에 가시라는 것"

입력 2021-07-09 17:47
수정 2021-07-09 17:48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급속히 퍼지는 가운데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른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에 대해 "냉정하게 얘기하면 퇴근 후 바로 집으로 가시고 사적 모임은 참아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Q'에 출연해 이같이 밝힌 데 이어 "이번에 (코로나19 확산세를) 못 막아내면 1년 반 동안 마스크를 쓴 국민에게 더 큰 고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1~3차 유행 때보다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많은 데 대해선 "산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빨리 잘라주지 않으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우려했다.

김 총리는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신속한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데 대해 "국가의 책임으로, 정부를 믿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추경에 편성된 손실보상 관련 예산을 6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올려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추가로 빚을 내지 않고 거둬진 세금이나 작년에 남은 것으로 마련한 추경으로는 사실 이것이 한계"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임시 선별검사소와 코엑스몰을 찾아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삼성역 임시 선별검사소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인접해 있다.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검사 대란'이 벌어지기도 한 곳이다.

김 총리는 선별검사소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시민들이 스스로 검사를 받는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계속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또 코엑스몰에 입점한 식당, 카페, 영화관 등을 찾아 거리두기 강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앞서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며 "부처와 지자체의 준비시간을 감안해 내주 월요일(12일)부터 2주간 시행한다"며 "사적모임 등은 오늘부터라도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0시 전 집합금지를 유지하고 백신 접종을 마치신 분들에 대한 방역 완화 조치도 유보한다"며 "최고 수준의 거리두기 단계이기 때문에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방역 강화조치 4단계에 대해 몇 가지 추가한다"며 "수도권 이외의 지자체에서도 거리두기 단계조정으로 선제적 강화조치를 적극 시행해달라"고 주문했다.

4단계로 격상되면 오후 6시 이후 사적으로 2명까지만 모일 수 있으며 3인 이상 모임은 금지된다. 1인 시위 이외의 집회와 행사는 전면 금지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게 된다.

김 총리는 "수도권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일상을 멈추고 고통을 감내해줄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 중대본부장으로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번 조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여러분께도 어려움을 드리게 돼 송구하다"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