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2%(코스피) vs 7.71%(코스닥)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상승률이다. 올 들어 코스닥지수는 바이오주가 부진하면서 코스피지수보다 상승폭이 작았다. 2분기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68%, 7.71% 오르며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3분기 들어 두 가지 지수가 모두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큰 코스닥이 코스피지수를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급등보다는 꾸준한 상승에 무게가 실려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종목을 중심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주 반등 성공6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1049.24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01년 지수 조정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20여 년 만의 최고치다. 이후 차익 매물이 나오며 종가는 0.23% 내린 1044.96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 매수에 힘입어 0.36% 오른 3305.21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다. 코스닥·코스피지수는 번갈아가며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코스닥지수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600억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최근 10거래일간 22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다만 개인·외국인·기관 모두 수급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진 않고 있다. 투자 주체들이 지수 전체가 아니라 개별 종목별로 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 보면 비중이 높은 바이오주가 분발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엔 성장주, 중소형주 중심인 코스닥지수가 부진했다. 미국발 금리 급등 우려가 수급상 악재가 됐기 때문이다.
튼튼한 포트폴리오도 한몫했다. 바이오주와 게임주가 각각 시가총액 1·2위, 3·4위를 차지했다. 이어 2차전지 소재주 에코프로비엠, 코로나19 진단키트주 씨젠, 미디어주 CJ ENM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시총 30위 내에 바이오·게임·2차전지·반도체 장비·미디어·5세대(5G) 통신·카지노 등 성장성이 높고 경기회복기에 유리한 종목이 포진해 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가 주춤하고 있는 데다 산업재 관련주들의 상승폭이 줄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시장 내 중소형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며 “코스닥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업종의 전망도 좋은 편이라 3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은 받쳐준다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도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96개 코스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6조78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2% 많다. 1개월 전(6조8025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02%였던 평균 영업이익률도 13.27%로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업종별, 종목별로 실적 개선 정도의 차이가 크다 보니 보유 종목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시총 상위주(30위 이내) 가운데서는 엘앤에프(1491.8%), 고영(177.1%), 실리콘웍스(136.8%), 에코프로비엠(71.2%) 등이 지난해 대비 올해 영업이익 상승폭이 클 전망이다. 1개월 전 영업이익 컨센서스 대비 급격한 개선을 보인 종목은 태광(30.8%), 실리콘웍스(16.1%), 유니셈(8.5%), 연우(8.2%), 에스엠(7.3%) 등이다.
악재는 3분기 이후 미국발 유동성 축소다. 성장주 강세장이 꺾이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코스닥시장 내 관련주들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지수가 조금씩 오르면서 개인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더 펼쳐질 것”이라며 “이런 장세에서는 기존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성장 스토리보다는 당장 숫자로 보여줄 수 있는 실적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