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10만전자' 가나…삼성전자, 2분기 실적 전망 봤더니

입력 2021-07-01 10:31
수정 2021-07-01 11:30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1분기 부진했던 반도체 성적을 만회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2분기(4~6월)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잠정 실적은 아직 회계 결산이 끝나지 않았으나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삼성전자에서 제공하는 수치다.

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매출액 약 61조2645억원, 영업이익 10조8554억원 수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이었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약 15%, 영업익은 32% 증가한 수치다. KB증권은 영업익이 11조원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분기에 스마트폰이 효자였다면 이번 분기 실적 호조는 반도체가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가동 중단 영향에 일시적으로 부진했던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익(3조4000억원)이 2분기에는 6조원대 후반으로 2배가량 뛸 것으로 기대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덕분이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월 D램(범용 DDR4 8Gb) 고정거래 가격은 직전월보다 26.6% 오른 3.8달러를 기록했다. 2017년 1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지난 4월 낸드플래시 가격도 전월보다 8.5% 상승한 4.5달러를 기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 영업익은 지난 1분기 대비 85% 증가하고 비메모리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분기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률 개선은 가격 상승, 제품믹스 개선, 1z나노 라인의 수율 개선 등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값 상승에 지난 1분기 대비 영업익이 약 1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과 가전은 계절적 영향(비수기)에 지난 1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 부문 영업익은 지난 1분기보다 약 37~40% 줄어든 2조7000억~2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의 '신작 효과'가 희석되면서 출하량도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선 올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1.1% 감소하고 보급형 기기 판매 비중 증가에 평균판매가격(ASP)도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TV 출하량 감소로 실적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CE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대비 약 15% 줄어든 95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TV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약 15%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의 상승과 선단공정 확대에 따른 반도체 원가구조 개선,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김양재 KT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부터 세트까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조원 넘는 영업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