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또 물 건너갔다

입력 2021-06-21 17:43
수정 2021-06-29 18:19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올해도 무산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만든 MSCI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자금은 지난해 말 기준 14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 증시는 MSCI 신흥국지수에 포함돼 있다. 글로벌 증시 가운데 국가별 시가총액 8위에 해당하는 한국 증시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는 매년 1회 여는 6월 정례회의에서 한국에 대해 기존 신흥국지수 편입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수에 편입하려면 관찰대상국이 된 뒤 최소 1년이 지나야 한다. 한국은 2014년 선진국지수 편입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에서 탈락한 후 7년 연속 기존 지위를 회복하지 못한 채 신흥국지수에 머물러 있다.

편입 불가 근거는 역외 원화 현물시장 부재, 영문 자료 부족, 외국인 투자자 등록 의무 등으로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올해는 공매도 규제 내용이 추가됐다. MSCI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한국 터키 아랍에미리트 등은 공매도 규제가 점수에 반영됐다”며 ‘시장 인프라’ 평가 항목의 감점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환율 급변동에 대처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MSCI 지수의 외환시장 규제 완화 요구에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투자가 활성화됨에 따라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정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선진국지수 편입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한국 주식시장과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하면 최소 18조원에서 최대 62조원의 외국인 자금 순유입이 가능하다.

고윤상/박의명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