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유일한 박사 정신 계승 'ESG 모범생'

입력 2021-06-16 15:23
수정 2021-06-16 15:25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故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

한국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를 가장 잘 실천하는 기업을 선정할 때 유한양행은 언제나 첫손에 꼽힌다.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을 계승해 90여 년간 기업의 사회공헌,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앞장선 덕분이다.

유한양행의 사회공헌은 유 박사의 전 재산 사회 환원에서 시작했다. 유 박사는 1971년 타계하며 “모든 재산을 사회공헌과 교육 사업에 사용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한양행은 현재 사업장이 있는 지역사회의 40여 개 기관과 협력을 맺고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홀몸 어르신 및 장애인을 위한 집수리, 농촌지역 어르신을 위한 반찬 배달 등 맞춤형 복지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유한양행 임직원의 봉사시간은 3112시간에 달했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를 이끌기 위해 사내 봉사단도 꾸렸다. 지난해 기준 총 35개 봉사단에서 600여 명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투명한 지배구조도 유한양행의 자랑거리다. 유 박사는 196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혈연관계가 아닌 조권순 대표에게 사장직을 물려줬다. 50여 년 전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한 것이다.

전문경영인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은 이사회가 맡고 있다. 유한양행의 이사회는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는 일부 기업의 형식적인 이사회와는 완전히 다르다. 실질적인 최고의사결정 기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회의를 4시간 넘게 이어간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환경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년 전 생산본부에 ‘EHS(환경·보건·안전)’팀을 꾸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생산 현장에서 환경과 안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전담팀을 만들었다.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사내 기준을 법적 배출 허용 기준보다 50% 낮게 설정했다.

안전은 언제나 최우선 가치다. 임직원의 안전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정기 안전보건 교육, 관리감독자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 인증을 받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