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정치적 이용 말라"…류호정, 아미 항의에 결국 사과

입력 2021-06-10 09:13
수정 2021-06-10 09:15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타투(문신) 합법화 추진 소식을 전하며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사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팬들은 "아티스트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항의한 바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0일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당 논란과 관련한 생각을 밝혔다.

먼저 류 의원은 방탄소년단 정국의 사진을 올린 이유에 대해 "타투이스트들이 타투를 디자인하고 시술하고 관리하는 모습, 행위가 불법으로 돼 있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 유명 연예인이 방송에 출연할 때 타투를 붕대나 반창고로 가리는 걸 보고 어쨌든 타투가 불법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게 싫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아미로 자격이 부여될 만큼 어떤 활동을 해왔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BTS라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으로서 그들의 예술적 표현행위도 제약되는 게 싫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류 의원에게 '아미'냐고 재차 질문하자 "어떻게 불릴 만큼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회원은 아니다"고 답했다.

아티스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팬덤의 반발에 대해서는 "반대로 정국의 타투를 왜 가리냐고 광고사나 방송사에 항의하는 팬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타투로 아미라고 팬클럽 이름 등을 새겨서 그걸 함께 소중해하는 팬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치적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며 아쉬했다. 류 의원은 "예를 들어 미성년자 연예인은 밤에 촬영을 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 가수에게 노출이나 선정적 행위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처럼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라는 게 있다. 이처럼 정치가 우리 삶과 밀접한 부분인데도 정치적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게 정치인들이 그동안 신뢰를 쌓지 못한 결과인 것 같아서 죄송스러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게 시민과 거리가 멀고, 안타깝지만 법률안이라고 하면 그 안에 있는 용어도 낯설어서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내용으로 법안을 알리고 싶었는데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SNS에서 사진을 내릴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류 의원은 "타투업법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며 "사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류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BTS의 몸에서 반창고를 떼라"라며 BTS 정국의 손에 반창고가 붙여진 사진을 공유했다. 타투 합법화 추진을 예고하며 정국의 사진과 사례를 언급한 것.

이후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는 류 의원의 SNS에 몰려가 "아티스트 동의 없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BTS라는 단어와 정국의 사진을 내려 달라"는 댓글을 남기며 항의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