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서 가장 못생겼다" 20대 男의 반전 정체

입력 2021-06-04 09:53
수정 2021-06-04 13:34

어눌한 말투 때문에 인터넷 상에서 '바보'라고 놀림 받은 남성이 알고보니 수학 천재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지난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때 '바보', '베이징대에서 가장 못생긴 남자'로 불린 웨이 동이(29) 가 현재는 인터넷 유명인사가 됐다"고 보도했다.

웨이 동이는 최근 길거리 인터뷰에 출연해 거대한 물병에 찐빵이 가득 담긴 비닐봉지를 품에 안고 더듬 더듬 질문의 답을 했다. 그는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힘내라"며 "베이징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단 30초 길이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네티즌들은 그의 어리숙한 모습을 희화화하며 중국판 틱톡 더우인 등에 퍼날랐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정체는 '수학 천재'였다. 웨이 동이는 베이징대 수학과 최연소 조교수이며 수학도들에게는 '갓(God) 웨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는 고등학교 재학 중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두 번이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의 은사인 한 수학교수는 "전체 성적은 높지 않았지만 수학을 잘 했다"며 "산둥사범대 부속고에서 특별 전형으로 모셔갈 정도"라고 했다.


그는 2010년 무시험 특별전형으로 베이징대에 입학했다. 3학년 재학 시절엔 미국 하버드대에서 무시험 박사 과정을 제안했으나 베이징대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동창은 웨이에 대해 "어떤 계절이든 1.5리터 플라스틱 물병을 들고 빠르게 걸어 다녀 수천 명의 학생 중에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면서 "누가 그에게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공부를 잘 해서 1년에 10만 위안(한화 약 1746만 원) 이상의 장학금을 탔으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옷과 라이프스타일 모두 촌스러운 편"이라며 귀띔했다.

웨이 동이는 검소한 생활을 하고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서툰 편이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또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 전기, 수도 계량기를 확인하는 특이한 습관이 있다고.

네티즌들은 "관심사가 그저 다른 것 뿐", "얼굴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