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이준석 돌풍이 거세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다"라고 평가절하했으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의 2030 세대 확장을 훼방 놓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이준석 돌풍을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폄하하며 실험정당 안 된다고 했다. 참 옹졸하다"면서 "보수에서는 꿈조차 꾸기 어려웠던 2030세대 확장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 낸 후배 정치인에게 박수를 보내도 모자랄 판에, 새로운 지지층을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폄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 돌풍의 가장 큰 원인은 보수가 새로운 지지층을 얻었기 때문이다"라며 "세대 확장이라는 우리 당의 미래비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이며, 국민들도 그 비전에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대 확장은 더는 실험이 아니다. 서울 부산 재보궐선거에서 이미 실험 결과 리포트가 나왔고, 매일같이 새로 쏟아져나오는 여론조사 리포트들이 그것을 입증해주고 있다"며 "실험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우리 당은 홍 의원이 이끌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의원은 "대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또다시 실험 정당이 될 수는 없다"며 "도탄에 빠진 국민들이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으니 모두 힘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당대표 도전 입장 글을 올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당 대표가 되어 대선에서 멋지게 승리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재보궐 선거 승리에 대해 "이번 승리는 지금까지 우리 당이 관성으로 여기는 영남 몰표, 수도권/충청권 선전을 바탕으로 한 승리가 아니었다"며 "60대 이상의 전통적 지지층과 2030이라는 새로운 지지층의 세대 간 결합을 통해 크게 이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 승리의 여운 속에서 저는 매일 불안에 시달린다. 얼떨결에 얻은 과분한 승리다"라며 "우리는 젊은 세대의 이 변화에 대한 강한 열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나. 젊은 지지층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우리는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자 마음속에 깊게 자리한 만성적인 비겁함과 탐욕을 게워 내야 한다"며 "보신주의에 젖어 틈만 나면 양비론과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젊은 세대는 경멸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준석을 너무 띄워줬다'고 평가했지만 '이준석 현상'은 이제 현실이 됐다.
24일 발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쿠키뉴스 의뢰·전국 성인 1000명 대상)를 보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30.1%의 지지율로 17.4%를 얻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상대로 월등한 우세를 보였다.
PNR 여론조사(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전국 성인 1008명)에서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6.8%,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19.9%의 지지율을 보였다. 보궐선거에서 2030 지지율 흡수에 도움을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물론 원희룡 제주지사까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공개 지지하고 나서면서 확실하게 상승세를 탄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준석 돌풍'을 계기로 청년 세대의 민심이 보수 야당으로 쏠리지 않을까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20대 지지율은 점점 낮아지고, 노령층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면서 "이러다 우리가 보수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농담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되는 게 우리로서는 나쁠 것 하나도 없다"며 "제가 봤을 때 국민의힘 같은 경우는 윤석열 포스트로 해서 사실은 불안 불안한 상태다. 그런데 이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온데간데없이 또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