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여파?…테슬라 中 판매 '뚝'

입력 2021-05-12 18:32
수정 2021-06-11 00:02
중국에서 4월 자동차 판매가 전달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테슬라 판매량이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중 갈등 격화에다 중국 내 반감까지 커지고 있어 테슬라는 중국 공장 증설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중국 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은 2만5845대로 집계됐다. 작년 4월 3635대에 비해 일곱 배가량 늘었지만 올 3월(3만5503대)과 비교하면 27.2% 급감한 수치다. 4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테슬라의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4월 자동차 판매량은 169만8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8.2% 줄었다. 전기자동차 판매도 전월에 비해 14.8% 감소한 13만2000대로 조사됐다. CPCA는 “내수 경기 회복이 고르지 못한 데다 코로나19 경기부양책들이 축소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며 이런 추세가 5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는 상하이에 첫 해외 공장을 짓고 지난해 1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중국 전기차 판매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상하이모터쇼에서 테슬라 차주가 전시 차량에 올라 브레이크 문제를 주장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사건이 중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일각에선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토지 경매에 참여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 공장은 연간 4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 테슬라는 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유럽과 일본 등에 수출해왔으며 미국 등으로 수출 대상 지역을 늘리기 위해 공장 맞은편 토지를 사들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중 갈등 지속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증설 계획을 백지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