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유출 일자리 7만2000개"

입력 2021-04-19 10:36
수정 2021-04-20 00:15
작년 7만2000여 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제조업 해외 직접투자(ODI)와 외국인 직접투자(FDI) 통계를 바탕으로 직·간접 일자리 유발 효과를 추정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한경연은 지난 10년간 제조업체의 해외 투자가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를 압도하면서 일자리 유출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2011∼2020년 제조업 ODI는 연평균 12조4000억원에 달했는데 FDI는 4조9000억원에 그쳤다.

한경연은 지난 10년간 제조업의 직접투자 순유출액(ODI-FDI)이 연평균 7조5000억원이며 이 여파로 직·간접 일자리가 매년 4만9000여 개 사라졌다고 추정했다. 10년간 유출된 일자리를 누적하면 49만1000여 개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출 일자리가 7만 개를 넘을 만큼 직접투자 순유출액이 컸다.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았다면 지난해 실업률이 4.0%에서 3.7%로 낮아졌을 것이라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지난해 제조업 ODI는 반도체 2조6000억원, 전기장비 2조3000억원, 자동차 2조2000억원 등이었다. 반면 FDI는 반도체 400억원, 전기장비 900억원, 자동차 4400억원 등에 불과했다. ODI와 FDI가 벌어지면서 생긴 일자리 유출 규모는 전기장비 1만5500명, 자동차 1만4500명, 식료품 9300명 등으로 추정된다.

한경연은 ‘경직적인 노동시장’이 국내 투자와 고용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레이저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 자유도 순위는 조사 대상 162개국 중 145위다. 파키스탄(137위)보다 낮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해외 투자 증가를 나쁘게 볼 것은 아니지만 그에 상응하는 만큼 국내 투자 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경직적 노동시장, 각종 규제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일자리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