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SMIC, 美 제재에도 지난해 순이익 2.4배 증가[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입력 2021-04-01 15:19
수정 2021-04-01 15:28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요가 급증에 힘입어 순이익이 2.4배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미국 제재로 최신공정 개발에는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MIC는 31일 공개한 연간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41.5% 늘어난 43억3200만위안(약 74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4.8% 증가한 274억7100만위안(약 4조7195억원)이었다. 실적 호전 소식에 1일 상하이증시에서 SMIC 주가는 장중 4% 넘게 뛰었다.

SMIC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대되는 등 근무형태가 크게 바뀌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새로운 반도체 수요가 커졌다는 점을 실적 향상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도 반도체 수요는 계속 커지겠지만 파운드리업계의 증설이 더뎌 기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제재로 인해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미국의 기술이 적용된 장비나 부품을 SMIC에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비·소재 조달이 늦어지고, 신공정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SMIC는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반도체 부문을 제재하면서 중국 내에서 SMIC의 위상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회사의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고 파격적인 세제 헤택도 주고 있다. SMIC는 지난달 선전시와 자본금 23억5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베이징시, 상하이시와 차례로 합작사 설립 계획을 내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