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 강사 뺏기 논란' 2라운드… 889억 법정다툼의 전말

입력 2021-03-30 12:29
수정 2021-03-30 13:36

유명 인터넷강의 업체인 메가스터디교육과 에스티유니타스가 ‘1타 강사’ 이적을 두고 889억원의 법정 다툼에 들어갔다. 사교육업계에서 1타 강사 이적을 두고 벌어진 소송가액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지난해 메가스터디가 800억원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에스티유니타스가 소송을 벌이면서 2차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30일 에스티유니타스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영어 강사 조태정 씨의 메가스터디교육 이적과 관련해 메가스터디교육에 88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에스티유니타스 소속 강사였던 전 씨와 조 씨는 지난해 7월 에스티유니타스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메가스터디교육으로 이적했다. 당시 두 강사 모두 에스티유니타스와 전속 계약이 남은 상태로 메가스터디교육이 부정한 방식으로 강사들을 유도해 계약 파기에 이르게 했다는 게 에스티유니타스 측의 주장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전 씨가 판매하던 5종의 한국사 교재에도 출판금지 조치를 한 상태다. 법원은 지난 15일 전 씨의 계약 소송과 관련해 에스티유니타스 측의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에스티유니타스가 연구개발한 교재를 전 씨가 메가스터디 이적 이후 무단으로 판매해왔다는 주장이다.

에스티유니타스 관계자는 “전 씨는 2026년까지 전속계약이 체결돼 있는데도 지난해 7월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무단으로 이적했고, 조 씨 역시 2029년으로 설정된 계약기간을 한참 앞두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며 “전 씨와 조 씨의 남은 계약기간과 계약금액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금액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전의 핵심인물인 전한길 씨는 공무원 입시업계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1타 강사’로 꼽힌다. 2002년부터 인터넷강의를 시작한 전 씨는 2009년 공무원 입시 시장에 진출했다. 전 씨의 연간 매출액은 교재수입 등을 포함해 약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해 두 업체는 유명 국어강사인 유대종 씨의 이적을 두고도 800억원대 소송을 벌였다. 메가스터디교육 소속이었던 유 씨는 계약을 파기하고 2019년 11월 에스티유니타스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이에 반발해 지난해 5월 에스티유니타스를 상대로 37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유 씨 개인에게도 49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상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