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국내 1위 태림페이퍼, 5년 만에 증시 재입성 추진

입력 2021-03-25 17:18
수정 2021-03-26 02:58
국내 최대 골판지 생산업체 태림페이퍼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사모펀드로 소유권이 넘어갔다가 5년 전 자진 상장폐지해 논란이 됐던 기업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림페이퍼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국내 6곳, 해외 2~3곳 등 약 10개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며 이달 말 최종 후보군을 대상으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달 초 주관사단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태림페이퍼의 기업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7년 전만 해도 3000억원대로 평가됐으나 최근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불어났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2015년 5월 태림포장(지분율 58.9%)과 태림페이퍼(52.2%)의 지분을 약 4000억원에 인수했고, 2019년 국내 의류제조사 세아상역에 7300억원에 매각했다. 인수금융을 제외한 투자원금(2800억원)의 두 배 이상을 회수한 것이다. 매각 당시 한솔제지, 중국 샤닝인터내셔널,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이 관심을 보이면서 몸값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승자의 저주’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골판지업계가 최대 호황을 맞으면서 태림페이퍼의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이 회사는 골판지의 구성 요소인 표면지, 이면지, 골심지 등 원지를 생산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5419억원으로 2019년 연간 매출(4302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7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다만 상장폐지 전력이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MM PE는 코스닥 상장사였던 태림페이퍼를 인수한 후 2016년 자진상폐를 결정했다. 당시 주가는 1만원대 중반이었으나 주주들로부터 주당 3600원에 주식을 매수했고, 상장폐지 후 고배당을 실시해 논란이 일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