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윤석열 지지율 치솟자…여권 "여론조사 못 믿겠다"

입력 2021-03-23 11:18
수정 2021-03-23 11:20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야권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권이 '거품'이라고 평가절하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차기 대권 지지율도 어느새 40%를 넘겼다.

이에 여권에선 "여론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여론조사 한계론'이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20~21일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40.8%로 선두를 차지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윤 전 총장은 처음으로 40%대를 돌파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6.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로 나타났다.

또 여론조사업체 입소스(IPSOS)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에 출연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 "여론조사의 거의 3분의 2는 장난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서울시장 선거는 박빙 승부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지난 2010년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맞붙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선거 2주 전쯤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한 후보를 10~20%포인트 차로 앞섰지만 실제 선거에선 오 후보(47.4%)가 한 후보(46.8%)에게 0.6%포인트 차로 겨우 이겼다.

하지만 민주당의 여론조사 불신론은 지나친 낙관론이란 지적도 나온다. 과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일 여론조사를 믿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당시 선거에서 참패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인사들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여론조사 불신론을 띄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