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독일 폭스바겐, 한국의 현대자동차 등 이른바 ‘전통적인’ 자동차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전기자동차 산업을 선도해온 테슬라의 주가는 올 들어 하락했다. 이를 두고 전기자동차 산업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전통 자동차기업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올 들어 GM과 포드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40%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4.2%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수익률을 한참 초과하는 성과다. 독일 폭스바겐 주가 역시 올 들어 46% 상승하며 독일 닥스30지수 편입종목 중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기업으로 올라섰다. 한국의 현대차 주가도 올 들어 18일까지 21.9% 올랐다. 일본 증시에서도 미츠비시 등 자동차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18일까지 7.4% 하락했다.
자동차기업들이 전기차 산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의 성공 가능성에 주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온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머더스 선임 펀드매니저는 “전통적인 자동차기업들이 속속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테슬라의 고평가된 주가가 정당화되기 어려워졌다”며 “시장에서 전통 자동차기업들의 재평가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일수록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테슬라를 추월해 전기차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후 주가가 급등한 폭스바겐 사례를 들며 미츠비시와 현대차의 주가 상승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기차에 대한 야망을 덜 불태우는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경쟁사에 비해 낮았다. 일례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고 있는 도요타 주가는 올 들어 9% 가량 상승하는데 그치며 경쟁사인 미츠비시의 상승률에 못 미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