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둔 기업들 "올해가 ESG 경영 원년"

입력 2021-03-07 17:40
수정 2021-03-08 01:49

대기업 정기 주주총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안건이 속속 오르고 있다. 주총을 앞둔 기업들은 이사회에 ESG 전문가와 여성을 기용하고,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등 ESG 역량 끌어올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7일 경제계에 따르면 올해가 ESG 경영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한 주요 기업들이 이사회 개편 등 본격적인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ESG가 투자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관련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또 이사회의 다양성이 ESG 평가 항목으로 자리잡으면서 여성 사외이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 8월 적용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자본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해선 안 된다.

LG그룹 계열사 다섯 곳은 주총에 여성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새로 선임되는 여성 이사 다섯 명 중 세 명은 ESG 전문가다. LG전자가 영입한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 송무담당관 출신으로 LG전자에서 지배구조(G) 분야 중 컴플라이언스 관련 조언에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주)LG에 합류하는 이수영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임원, LG유플러스가 영입한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는 각각 환경(E)과 사회(S) 분야 전문가다. 포스코가 신규 선임하는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역시 여성이면서 동시에 ESG 전문가다. 현대자동차, 삼성생명, GS건설 등 기업도 올해 주총에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주주 서한에서 ESG를 강조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재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공동명의로 주주들에게 발송한 서한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과 사회가치 제고 등을 포함한 ESG 경영 본격화 및 준법 경영 노력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친환경 사업과 준법조직 등도 소개했다. 과거 ‘초일류 기업’ 등을 강조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ESG 관련 조직을 새로 꾸리는 기업도 적지 않다. 포스코는 오는 12일 주총에서 정관변경에 ESG위원회 신설 안건을 포함시켰다. 앞으로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ESG위원회를 두고 관련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