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늘어난 전세계 꿀 생산량…"누군가 싸구려 설탕물 만든다"

입력 2021-03-07 09:28
수정 2021-03-07 10:36


전세계 양봉 규모에 비해 꿀 생산량이 더 가파르게 늘어나자, '짝퉁 꿀'이 크게 늘어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학자들과 외신들은 꿀 생산 1위 국가인 중국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6일 미국 월간 와이어드 등은 "국제연합(UN)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꿀 생산은 50% 넘게 증가한 반면 벌통 수 증가율은 같은 기간 30%에도 못미쳤다"고 보도했다. 꿀을 생산하는 벌통 수가 꿀 생산량에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외신들은 최대 꿀 생산지인 중국이 진짜 꿀을 품질이 낮은 저가 설탕류 등 다른 물질과 섞어 팔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며 비판했다.

중국은 전세계 꿀 생산량 1위 국가로, 전세계 생산량의 4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 전 세계에서 연간 190만톤 가량의 꿀이 생산되는 데 이중 중국에서 약 55만톤 가량이 나온다. 그러다보니 주요 꿀 소비국가들은 상당부분을 중국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영국의 경우 중국산 수입 꿀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사기 전문가인 아르헨티나의 노베르토 가르시아와 독일의 스테판 슈와제너거 교수는 "아시아에서 수확되는 꿀은 너무 빠른 시기에 수확된다"며 "이러면 꿀이 본연의 맛과 향이 줄어들고 수분이 더 많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공장으로 보내져 다른 저가의 물질과 섞인 꿀과 다시 한번 혼합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일부 판매자들은 이러한 '짝퉁 꿀'을 온라인에 광고까지 하며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인 데일리메일은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에는 혼종꿀 검사도 통과한 가짜 꿀이 팔리고 있다"고 했다. 와이어드는 "알리바바에 광고되는 산업용 꿀에는 1kg 당 76p(푸아즈·g/cm·s)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도 문제를 인지하고 가짜 꿀 적발에 나섰다. 실제 베이징에 위치한 양봉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려고 고품질의 꿀이 사탕수수·비트·옥수수 등 저가 감미료나 저품질 꿀과 섞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