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 속도내는 미국 "5월내 성인 접종 분량 확보"

입력 2021-03-03 17:15
수정 2021-03-04 01:3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5월 말까지 모든 미국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3주 전 ‘7월 말’까지로 제시했던 목표 시한을 두 달 앞당기며 코로나19 종식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모든 미국 성인에게 충분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궤도에 올라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 내 1억 명 접종 목표’ 달성도 자신했다.

‘미국이 언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질문엔 “내년 이맘때쯤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해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진 것은 기존의 모더나·화이자 백신에 존슨앤드존슨 백신까지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활용할 수 있는 백신이 세 종류로 늘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약사 머크가 자사 공장에서 경쟁사인 존슨앤드존슨 백신을 생산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국방물자 생산법(전시물자 동원법)’을 발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머크와 존슨앤드존슨의 협력을 2차 세계대전 당시 기업 간 협력에 비유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 공급량이 1주일에 1450만 도스(1회 접종분)에서 1520만 도스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도 매주 280만 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공급되는 백신은 1주일에 1800만 도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을 맞겠다는 미국인도 늘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성인 10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가 ‘백신 접종이 허용되는 대로 맞겠다’거나 ‘이미 맞았다’고 밝혔다.

백신 공급과 함께 경제 정상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은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8%(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에서 10%로 높였다.

일부 주에선 조기 경제 재개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식당의 실내 손님 수 제한과 마스크 착용 의무를 10일부터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애벗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다. 백악관은 코로나19 규제를 너무 일찍 푸는 것은 “실수”라며 텍사스주에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