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는 생존게임…단순한 전략이 이긴다"

입력 2021-02-25 17:06
수정 2021-03-05 18:37
“단순한 전략을 바탕으로 시간이 내 편이 되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사진)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순성의 원칙은 투자에서도 적용된다”며 “시간과 싸워야 하는 투자보다는 장기적으로 성장할 분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단순성의 원칙이란 같은 결과를 낳는 두 개의 이론 중 단순한 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상무는 약 20년간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을 담당한 ‘ETF 전문가’다. 성장하는 산업에 장기 투자한다는 것은 그가 오랜 시간 가져온 철칙이다. 그는 기술과 지식이 성장의 핵심이라고 보고 밀레니얼 세대와 30년간 함께할 ETF로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추천했다. 김 상무는 “언제든지 폭락장이 다시 올 수 있지만 성장하는 산업과 시장에 투자해왔다면 그 시기를 버틸 수 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체제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선도 기술을 가진 나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가 추가적으로 유망하다고 본 ETF로는 게임산업에 투자하는 ‘Global X Video Games & Esports ETF(HERO)’, 나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iShares NASDAQ Biotech ETF(IBB)’,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리츠를 담는 ‘Global X Data Center REITs & Digital Infrastructure ETF(VPN)’ 등이 있다.

ETF에 투자할 때는 수수료, 운용자산(AUM), 거래량을 우선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동일한 지수를 추종한다면 낮은 수수료의 ETF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00억원 이상의 충분한 AUM을 갖고 있는지, 거래량이 풍부해 원하는 가격에 ETF를 매매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분배금은 낮을수록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상무는 “분배금을 지급하면 순자산가치가 분배금만큼 줄어들고 분배금 지급 시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며 “장기투자 시 투자원금이 계속 줄어드는 효과를 낳는다”고 경고했다.

테마형 ETF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봤다. 종목을 고르는 수고 없이 2차전지, 수소경제, 우주개발 등 자신이 그리는 미래 모습에 편하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유 종목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시장의 여러 ETF 중 이름만 그럴싸한 상품이 있을 수 있다”며 “편입된 종목이 실제 해당 테마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약 1년간 이어진 개인투자자 주도의 장세에 대해서는 재테크가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밀레니얼 세대들이 그 허탈감을 극복할 방법으로 주식 투자를 선택한 것”이라며 “성장산업에 장기투자한다는 원칙을 지키면 ETF를 통해서도 충분한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