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시작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 등에 소비심리가 2개월 연속 개선됐다.
22일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른 97.4로 집계됐다. 1월(+4.2포인트)에 이은 두달 연속 상승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 진정과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소비자가 경기, 가계 상황을 보는 인식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국의 요양병원·요양시설 만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 등을 상대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시킨다. 27일부터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종사자 등에게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을 접종한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세부 지수 가운데 가계수입전망(보합)을 제외한 5개 지수가 모두 올랐다. 현재경기판단지수(63)와 소비지출전망지수(104)가 각각 0.7포인트, 0.6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으면 앞으로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며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이 지수는 코로나19 1차 확산이 한창이던 4월 70.8까지 떨어졌다. 이후 점차 회복돼 11월 99.0까지 올랐다가 코로나19 3차 확산 영향에 12월 91.2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선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아직 기준선인 100보다는 낮아 완연한 회복을 얘기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회복 기대와 맞물려 물가 상승 예상도 커지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은 2.0%로 전달보다 0.2%포인트 뛰었다. 2019년 8월(2.0%) 이후 1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52.4%), 집세(40.1%), 공공요금(31.0%) 순이었다.
최근의 농산물가격·국제유가 상승, 경기 부양책에 따른 재정·유동성 공급 확대,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회복,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국채 금리도 끌어올리고 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2일 연 1.922%로 2019년 4월 23일(1.923%)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9로 전달보다 1포인트 내리면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여전히 기준치 100보다는 많이 높지만 최근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발표가 집값 기대 심리를 다소 약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소비심리 개선이 내수 회복, 경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제활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