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내놓는 신상품이 이틀도 안 돼 매번 완판되는 핸드백 브랜드가 있다. 3년차 국산 브랜드 분크다. 가방 디자이너인 석정혜 대표(사진)가 2018년 2월 첫선을 보인 분크는 출시 첫해 60억원, 이듬해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150억원의 매출로 25%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석 대표는 히노디자인,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국내 유수 패션기업을 거친 자타가 공인하는 핸드백 전문가다. 한섬에서 일하다 쿠론이란 브랜드로 독립, 스테파니백을 5년간 12만 개나 판매한 주인공이다. 쿠론 브랜드는 2010년 코오롱그룹 패션계열사에 매각됐다.
그는 분크의 강점을 분명한 정체성이라고 규정한다. 면도칼 모양의 잠금장치, 알록달록한데 세련된 색감, 가죽의 품질, 가방 모서리를 유려하게 만든 곡선에 10만~30만원대의 합리적 가격 등이 합쳐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석 대표는 “가죽에 입히는 색감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패턴, 절개, 염색, 부속장치 등 디테일에 신경을 써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다”며 “예뻐서 분크 제품을 샀던 소비자들이 이젠 써보니 좋다고 인정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빠른 기획력도 경쟁력이다. 분크는 매주 수요일 신상품을 출시한다. 6개월 단위로 신상품 출시 스케줄을 기획하고 트렌드와 날씨 등 상황에 따라 일부 조정하는 구조다. 석 대표는 “계절별 가방 종류가 색상별로 400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분크는 매출 대부분을 온라인몰을 통해 거두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백화점에 9개를 두고 있다. 서울 청담동엔 직영매장도 운영 중이다. 석 대표는 인스타그램에서 오전 11시에 라이브방송을 1시간씩 진행하고 있다. 주 3회 라방에서 직접 신상품을 소개하고 소비자의 궁금증에 일일이 답해준다.
석 대표는 다음달 의류 사업에도 나선다. 미국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클루의 서브브랜드인 클루투 의류를 3월 4일 출시한다. 원피스 셔츠 티셔츠 재킷 치마 등 20여 종을 우선 판매한다. 그의 장기 계획은 매출 500억원을 넘어섰을 때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