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덮친 코로나 쇼크…"올 취업자 5만명 증가 그쳐"

입력 2021-02-07 12:00
수정 2021-02-07 14:30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우리나라 취업자 증가폭이 5만명이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올해도 고용 부진이 계속된다는 전망이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펴낸 'KDI 경제동향(2월호)'에서 지난달 국내 경제전망 전문가 2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처럼 나왔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1%였다. 전문가 20명 응답의 중간값이다. 작년 마이너스 성장(-1.0%)에서 벗어나 3%대 성장률을 회복한다는 얘기다. 3.1%는 작년 10월 전문가 전망치(2.9%)보다 0.2%포인트 오른 것이다. 기획재정부(3.2%), 한국은행(3.0%), KDI(3.1%) 등 주요 기관 전망과 비슷한 수준이다.

성장 전망치가 상향된 데는 수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6.7%에서 8.2%로 올렸다. 수출은 작년 12월(12.6%), 올 1월(11.4%) 두 달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취업자는 5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10월 전망치(18만명)에서 10만명 이상 내렸다. 이는 기재부(15만명), 한은(13만명) 등 취업자 증가 전망치의 3분의 1 수준이다. 2010~2020년 연평균 취업자 증가 수(29만3000명)에도 크게 못 미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탓에 올해도 작년의 '고용 쇼크'에서 회복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취업자는 22만명 감소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127만6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실업률도 작년(4.0%)과 비슷한 3.8%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제조업·수출 경기는 살아나지만 서비스업·내수 경기는 부진이 계속되는 'K자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는 올해까지 현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금리를 올릴만큼 내수와 경기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년엔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