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 이어 SK텔레콤도 성과급과 관련한 불만이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SK그룹 전체로 성과급 논란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최근 박정호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고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노조는 "최근 몇 년간 구성원들은 매해 조금씩 줄어가는 성과급에도 회사 실적 악화로 인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성과급을 많이 기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큰 폭으로 줄어버린 성과급에 대해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노조는 "현재의 납득할 수 없는 금액 수준이 아니라, 힘든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구성원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이에 대해 경영진이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액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0%와 21.8% 늘어난 규모다.
노조는 주주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된 주식으로 예측한 바에 따르면 올해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가 올해 성과급 규모에 대해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회사는 성과급 지급을 시행하기 전에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지급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답변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정호 사장은 이날 오전 구성원들을 격려하는 'T서비스 챔피언 어워드' 행사에서 "구성원과 직접 대화하는 소통의 자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ESG 경영 가속화와 재무적 성과 확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SK하이닉스에서는 지난해 5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하고도 연봉의 20% 수준으로 성과급이 책정되자 직원들이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반납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석희 사장도 성과급 제도에 대해 다시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사과했으나 노조 등에서는 파업까지 검토하는 등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