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택배 노동조합이 29일 오전부터 예정됐던 총파업을 일단 보류한 가운데 택배주(株)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택배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수혜주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했지만 택배 단가 인상이 이뤄지면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이날 총파업 돌입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앞서 택배노조는 분류작업을 택배사 책임으로 명시한 1차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잠정합의안이 추인되면 파업 결정을 철회하고 추인되지 않으면 예고한 대로 조합원 약 5500명이 이날부터 배송 거부에 나선다.
택배산업은 지난 수 십년 간 택배 물동량은 늘었지만 오히려 택배 단가는 낮아지는 공급 과잉 상황이었으나 작년을 기점으로 공급 부족으로 전환됐다. 택배업계는 그동안의 요금 인하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택배업계는 지난해부터 택배운수업 종사자 과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도 택배 기사들의 과로 및 안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택배 운임 인상과 운송 시간 제한 등을 검토 중이다.
택배 요금 인상은 물류업체의 영업이익을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연간 택배 수송량을 18억박스, 택배요금을 2000원으로 가정할 때 택배 요금을 박스당 100원 인상하면 1800억원의 매출액이 추가된다.
분류기사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증가를 500억원으로 가정하고 남는 이익 1300억원을 대리점과 반분할 경우 650억원의 영업이익이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택배 단가 인상 발표 전에 택배주를 사라고 조언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증가 우려보다 구조적인 택배 단가 인상 가능성에 주목해 택배주에 접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택배 물동량이 급증해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긍정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택배주가 근로자 사망 사고와 이에 따른 분류인력 추가투입에 따른 비용증가 우려로 조정받고 있으나 택배 단가 인상을 통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