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사회적 경제’ 법안들을 처리하기로 했다.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명목으로 한 사회적 경제 조직을 육성해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을 꾀한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정부 지원금만 타내면서 연명하는 ‘좀비’ 기업이나 조합이 난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및 입법 추진 당·정·청 회의’에서 “사회적 경제는 코로나 위기 불평등과 양극화 위기를 걷어내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2월 국회에서 사회적 경제 기본법 등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왔고, 19·20대 국회에서 공청회를 통해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친 만큼 야당도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사회적 경제와 가치를 사회주의 경제 및 가치로 오역하는 태도를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정·청이 이날 회의에서 논의한 사회적 경제 관련 법안들은 사회적 경제 기본법, 사회적 가치 기본법, 마을기업 육성 지원법 등 제정안과 신용협동조합법,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개정안이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한 조세 감면 및 재정 지원 등 지원 근거를 담고 있다. 대통령 직속으로 사회적경제발전위원회를 설치하고, 사회적 경제 조직의 육성과 지원에 필요한 사회적경제발전기금을 조성하도록 했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총 구매액의 10% 내에서 사회적 경제 조직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했다.
사회적 가치 기본법은 정부의 조달 및 계약 등 업무 수행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나 조합을 재정·행정적으로 지원하거나 우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에 대한 공청회 등을 거쳐 본회의 처리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경제 관련 법안들이 ‘좀비 기업·조합 양성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당·정·청 회의에서 “아직 사회적 경제 기업이 영세하고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등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