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서지현, 김종철 성추행 터진 날 입 열어…"사회 변한 것 없다"

입력 2021-01-26 09:34
수정 2021-01-26 17:30

현직 검사 신분으로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검사(사진)가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을 저질러 대표직에서 물러난 25일 입을 열었다.

다만 서지현 검사는 26일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정의당이 아니라 미투 3년간의 소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폭력 넘쳐나…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 가해도"서지현 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2018년 1월29일 벌써 3년 전이다. 1월만 되면 이유 없이 심장이 떨려온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장혜영 의원이 김종철 대표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을 겨냥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어제 오늘의 뉴스들"이라는 문구를 적은 뒤 "매번 성폭력 관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쿵하고 떨어지던 심장이 결국 어질어질해진다.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라고 한탄했다.

이어 "'더이상 성폭력이 만연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관공서, 정당, 사무실, 거리, 음식점, 장례식장, 하물며 피해자 집안에서까지 성폭력이 넘쳐난다"며 "'더이상 여성들은 성폭력을 참고 있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많은 여성이 차마 입을 열지도 못하고 있고 '더이상 이 사회가 가해자를 옹호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와 살인적 가해가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서지현 검사는 자신의 미투와 관련해서도 "대법원에서 모든 사실관계를 인정했음에도 가해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다"며 "검찰은 어떠한 징계도 하지 않고 있고, 동일하게 민사 소멸시효도 끝나간다"고 토로했다.

그는 "조직적으로 가열찬 음해를 했던 검찰 노력의 성공으로 정치권과 언론은 여전히 나를 '정신병자', '미친 X'로 알고, '정치하려고 한 일', '인사 잘 받으려고 한 일'로 치부한다"며 "어떤 날은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로 아프고 절망스럽게 느껴져 엉엉 울어보기도 한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남의 일을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제발 피해자들 좀 그만 괴롭혀라"라면서 2차 가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