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한 뒤 등락을 거듭하면서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국내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만 지난 15일까지 25억5397만달러(약 2조8183억원)에 달한다. 눈은 돌렸지만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주식도 상당히 올랐기 때문이다.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별하는 게 이들의 숙제다. KB증권은 이런 투자자들을 위해 19일 온라인을 통해 ‘KB 해외주식 탑픽데이’를 열고 추천 종목을 공개했다.
경기 회복 수혜 종목에 집중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친환경 인프라 투자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실적 전망이 점차 상향 조정됨에 따라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종목·업종별 차별화가 커지고 있어 신중한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증권은 경기 회복 관련주로 나이키, 마스터카드,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을 꼽았다. 나이키는 백신 보급에 따라 레저 활동이 증가하면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디지털 판매 채널을 늘린 효과로 디지털 매출도 84% 급증했다.
마스터카드는 소비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와 배당 매력을 동시에 갖췄다. 올해 연간 잉여현금 흐름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10% 늘어난 82억달러로 예상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항공 업황 개선에 따른 수혜를 볼 전망이다. 국내선만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항공사와 다르다. 국제선의 본격 회복은 아직 시계제로기 때문이다. 재무안정성도 항공주 가운데 돋보인다는 평가다. 클라우드·5G 유망성장 산업으로는 클라우드를 꼽았다. KB증권은 세일즈포스닷컴과 IBM을 추천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클라우드 기반 업무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다. 글로벌 업무 자동화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클라우드 솔루션 수요가 견고하다는 평가다.
IBM은 지난해 10월 IT 인프라 부서 분사를 결정했다. 클라우드 비즈니스 솔루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IBM은 지난해 3분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56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플랫폼 기업 가운데서는 미국의 이미지 검색·공유 플랫폼인 핀터레스트의 급성장에 주목했다. 핀터레스트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플랫폼주의 중요 지표인 월간활성유저(MAU)가 4억4000만 명으로 37% 증가했다. 플랫폼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KB증권은 5세대(5G) 이동통신 업종 관련주도 추천했다. 에릭슨, 키사이트테크놀로지, 코닝 등이다. 에릭슨은 삼성전자·노키아와 함께 세계 3대 5G 통신장비 업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키사이트테크놀로지는 5G 테스트 장비 업체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62%에 달한다. 코닝은 5G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광섬유 케이블 업체다. 글로벌 광섬유 케이블 시장 점유율도 16.3%로 1위다. ETF는 에너지·경기 회복 테마로ETF 가운데서는 친환경 에너지와 경기 회복이 추천 테마에 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등장과 유럽 내 친환경 에너지 규제 강화 모두 친환경 산업에 긍정적인 흐름이다.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ICLN)는 미국과 유럽의 클린 에너지 테마에 분산 투자한다. 대체에너지원 관련주가 56.6%, 전기 공급 관련주가 37.8%를 차지한다. 국가별 비중은 미국 42.2%, 유럽 25.0% 순이다.
중국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KraneShares MSCI China Environment Index ETF’(KGRN)도 추천 ETF에 올랐다. 전기차 제조와 관련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ETF다. 급변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친환경 테마는 단기 변동성이 큰 만큼 세부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KB증권은 지적했다.
경기 회복 기대에 따라 미국 항공주에 분산투자하는 ‘US Global Jets ETF’(JETS)도 추천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가장 피해가 컸던 항공 업종의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생각한다면 투자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