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 ‘60’, 지난해 2분기 ‘50’에 이어 두 번째 곤두박질
지역대표 유통업체 10곳 중 8곳, 올해 매출 지난해 수준 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
의무휴일제, 영업시간 제한, 출점 제한 등 유통규제 강화... 올해도 가장 큰 걱정
올해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으로 일부 경기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부산지역 소비시장은 여전히 한파를 맞은 것처럼 온기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자료를 내놓았다. 조사대상은 지역의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소매유통업체 151개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분기 부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60을 기록했다. 이는 조사 이래 가장 낮았던 지난해 2분기 5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100 미만이면 경기 부진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절 특성상 신년, 신학기, 명절 등 각종 특수에도 불구하고 소매유통업계의 업황 전망이 최악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매유통업계는 코로나19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정책지원이 미흡한 가운데 오히려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업계의 경기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더욱 낮은 것으로 보인다.
업태별로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조사 업태 대부분에서 업황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소비패턴이 온라인으로 집중되면서 대형마트의 전망지수가 36으로 가장 낮게 전망됐다. 슈퍼마켓(62), 편의점(64) 역시 내방객 감소에 따른 매출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올해도 코로나19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은 부산상의가 지역의 대표 소매유통업체 3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매출전망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사업체의 77.8%가 올해 매출 전망을 지난해 수준에 그치거나 오히려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22.2%만이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부산지역 소매유통업체의 2021년 경영 전략도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한 언텍트 사업 강화와 보수적 운용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대책을 물은 결과, 언텍트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38.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마케팅 및 프로모션 강화(16.7%)와 소비 행태 변화 대응(13.9%)이 차지했다. 기타로는 조직·인력 운영 재편(12.5%), 매장 및 사업 조정(8.3%), 재고관리 및 비용절감(8.3%) 등의 순이었다. 이러한 응답유형을 보수적 관리대책으로 분류하면 전체의 29.1%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보여 불황에 취약한 지역 유통업계의 초라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상의는 분석했다.
올해 부산지역 소매유통업체의 가장 큰 고민으로는 의무휴일제(41.7%), 영업시간 제한(30.6%), 출점제한(22.2%) 등의 유통규제 강화와 관련한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러한 응답순위는 수년 째 반복되고 있어 경제논리에 입각해 실정에 맞는 규제완화가 시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상의는 관계자는“부산지역 소매유통업은 상반기에는‘위드코로나’로 인한 재정압박을 받을 것이고, 하반기 이후에는 ‘포스트코로나’에 따른 변화된 산업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어 이래저래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소매유통업계의 활력제고를 위해서는 이제라도 정부와 부산시가 업계에서 요구하는 규제완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관련 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