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긴급사태로 '더블딥' 눈앞…1분기 성장률 -2.4% 예상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1-08 07:58
수정 2021-01-08 09:59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사태를 선언한 여파로 회복세를 타던 일본 경제가 또다시 역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자수가 8만명을 넘어서고,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이 8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경제가 재차 고꾸라지는 '더블딥'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주요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10명은 올 1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연율 2.4%(평균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긴급사태선언 이전의 조사에서는 1분기 일본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10명의 민간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9명이 마이너스 성장을 점쳤다. 2020년도 전체 성장률 전망치도 -5.3%에서 -5.6%로 낮아졌다.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선언으로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날부터 다음달 7일까지 한 달간 도쿄도와 가나가와, 사이타마, 지바현 등 수도권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선언에 따른 대응을 음식점의 영업시간을 단축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고려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1분기 개인소비가 평균 1조281억엔(약 10조8304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와 수도권 3개현의 경제력은 일본 전체 GDP의 33.6%에 달한다.

신게 요시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강해져 서비스업 전체의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긴급사태 대상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기간이 2개월로 연장되면 GDP와 소비의 감소폭이 5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1분기 일본 경제가 두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전날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오사카에도 긴급사태를 선언해 줄 것을 일본 정부에 요청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긴급사태를 적어도 2개월간 유지해야 수습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도쿄에서는 2447명, 전국적으로는 757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일본의 확진자수는 연일 1000명씩 늘어나고 있다.

일본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사태를 선언한 것은 작년 4~5월 이후 두번째다. 작년 2분기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인 -29.2%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22.9%, 4분기에는 3.6%(예상치)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긴급사태선언으로 또다시 역성장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올해 1분기 일본 경제가 2.4% 역성장하면 전체 GDP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3분기에 비해 5%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다른 경제지표들도 일본 경제의 '더블딥'이 눈앞으로 다가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날 코로나19로 인해 해고 또는 고용중지된 근로자가 8만12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실업'은 작년 5월 처음 1만명을 넘은 이후 8월 5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증하는 추세다.

민간 조사회사인 제국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도산한 음식점은 780곳으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기업의 도산과 실업이 늘어나면서 일반 근로자들의 급여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작년 4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2020년 11월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이 27만9095엔으로 전달보다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