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 힘…현대·기아車, 美 점유율 8년 만에 '최고'

입력 2020-12-31 16:24
수정 2021-01-01 01:49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8.6%로 높아졌다. 전성기로 꼽혔던 2012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에 주력한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 워즈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1~11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8.6%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7.8%에서 0.8%포인트 증가했다. 2012년(8.7%)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도요타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성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신형 SUV가 잇따라 성공한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019년 출시된 대형 SUV 팰리세이드(현대차), 텔루라이드(기아차)가 큰 인기를 얻었다. 소형 SUV인 현대차 베뉴도 젊은 층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1~11월 현대·기아차의 SUV 판매량은 총 69만269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2015년 6개에 불과했던 현대·기아차의 미국 SUV 라인업도 5년 만에 12개로 늘어났다.

전체 판매량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1월 판매된 현대·기아차 제품(제네시스 포함) 중 SUV의 비중은 62.9%로 전년 동기(55.4%) 대비 7.5%포인트 늘었다.

‘고급화’ 전략도 효과를 봤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G80, GV80 등을 미국 시장에 새로 내놓으면서 현대차 고객 중 연 소득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 이상 가구 비중이 43%로 높아졌다. 이 비중은 5년 전만 해도 33%에 그쳤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10만달러 이상 고객 비중이 23%에서 36%로 뛰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도 처음으로 연간 7%대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쟁사들이 생산을 멈췄을 때 국내 공장을 정상 가동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