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90% "내년 현상유지·긴축경영"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10곳 중 9곳은 긴축경영 또는 현상 유지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은 긴축경영을 하겠다고 했다. 확대경영을 하겠다는 기업은 10곳 중 1곳도 채 안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전국 30인 이상 기업 212곳을 대상으로 2021년 기업 경영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발표했다. 이 중 ‘긴축경영’을 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49.2%, ‘현상 유지’로 잡았다는 비율은 42.3%였다. ‘확대경영’을 하겠다는 응답은 8.5%에 불과했다. 긴축경영의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신규투자 축소와 인력 운용 합리화를 들었다.

또 응답 기업의 38.7%는 내년 경영계획의 초안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300인 미만 규모 기업에선 이 비율(57.0%)이 높게 나타났다. 고용과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투자와 채용계획을 묻는 항목에 ‘올해보다 축소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60%를 넘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묻는 항목에선 ‘2.5% 초과~3.0% 이하’라고 답한 기업(44.8%)이 가장 많았다. 전망치 평균은 2.8%로 정부 예측(3.2%)보다 크게 낮았다. 경총 관계자는 “내년에도 상당수 기업은 경영상의 어려움이 여전히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 여건이 코로나19 위기 이전으로 회복되는 시점으로는 가장 많은 37.3%가 ‘2023년 이후’를 꼽았다. 응답 기업의 52.8%는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