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생활 보여주는 브이로그 유행

입력 2020-12-18 09:01
수정 2020-12-19 02:12
“입소할 때 입고간 옷은 모두 태워요!! 그래서 제 옷은 염색할 때 입던 옷 ㅎㅎ.”

유튜버 ‘배블롱’이 거울 앞에 서서 손가락으로 옷을 가리킨다. 그는 “세면대, 화장실, 샤워실 모두 따로 있다”며 “신발도 태우기 때문에 버릴 것으로 가져왔다”고 자막을 띄우며 카메라로 공간 구석구석을 비춘다. 아침 도시락 인증으로 시작한 배블롱의 약 7분짜리 영상은 저녁 도시락과 창문에 비친 달이 클로즈업되며 끝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유튜버가 지난달 28일에 올린 생활치료센터에서의 일상 브이로그(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콘텐츠)다.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유튜브에서는 ‘확진 브이로그’가 유행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유튜버들이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올리고 있다. 주로 생활치료센터에서 어떤 것을 먹는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의 일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브이로그에 붙이는 해시태그(#)도 코로나19, 코로나바이러스, corona, coronavirus, 생활치료센터, 확진자 등이다.

지난 12일부터 생활치료센터에서 브이로그 영상을 올리고 있는 유튜버 ‘쎄민’은 “주변에 코로나19를 앓은 사람이 없었기에 아픔을 함께 공유할 사람이 없었다”며 “확진자들의 브이로그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고, 나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증 환자가 많아 확진 시 무조건 센터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송부터 퇴소까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영상에 달리는 댓글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확진으로 입원할 때 책, 필기구, 노트북 가져가도 되냐’ ‘자택 대기는 얼마나 했냐’는 식으로 확진이나 자가격리 상황에 대한 질문을 남기는 구독자가 있다. “빨리 나아서 좋은 모습으로 일상생활로 돌아오기를 응원한다”며 확진된 유튜버를 걱정하는 위로 댓글을 달기도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생생한 경험담을 담다 보니 조회수도 많다. 확진됐다가 완치된 유튜버 ‘순지로운 생활’이 제작한 질의응답 영상은 75만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