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이끄는 외국인 자금, '한국'만 선택해 들어오는 이유

입력 2020-11-27 14:33
수정 2021-02-14 00:02


국내 증시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만을 선택해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해당 자금이 급격히 국내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적다고 봤다.

27일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의 성격을 주목해야 한다"며 "신흥국 전반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아니고 정보기술(IT)이 앞서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들어오는 자금도 아니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지금 외국인 자금은 한국만 선택해 들어오고 있다"며 "이달 중분부터 외국인 매수세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 유입의 성격이 달라진 계기로 지난 15일 있었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최종 합의를 꼽았다.

RCE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통합하는 ‘아세안+6’ FTA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한 협정이다.

하 연구원은 RCEP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참여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RCEP 참여국을 수혜국, 피해국, 영향이 중립적인 국가로 나눠볼 수 있고, 한국은 수혜국이라는 것이다.

RCEP는 초대형 FTA로, 소속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30%에 달하는 약 25조달러에 달한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과 첫 FTA를 체결하게됐으며 세계 경제대국 1위~5위와 모두 FTA를 체결한 나라가 됐다.



하 연구원의 분석처럼 한국 증시만을 선택해서 들어오는 자금이라면 원화가 다른 신흥국 통화(위안화 등)와 비교해서도 강세 흐름을 보일 수 있으며, 달러화가 강세 전환해도 신흥국 대비 수급적인 영향이 덜할 수 있다.

그는 "현재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또 "관심을 가질만한 업종도 넓혀서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자금이 RCEP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한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관련 업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그는 RCEP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업종인 전기전자 (IT하드웨어, IT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기계에 대한 관심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반대로 "내수 소비와 관련한 업종들 (음식료, 화장품, 유통, 통신,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등)은 RCEP 수혜에서 벗어나 있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자금 유입과 함께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7조6000억원어치 주식을 쇼핑했으며, 17거래일 동안 '사자'를 외쳤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