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T, 구글 투자 받는다…테슬라도 '관심'

입력 2020-11-22 17:49
수정 2020-11-23 01:53
카카오모빌리티가 구글과 지분투자를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택시호출 선두 플랫폼인 카카오T를 통해 쌓아둔 주행정보 등 대규모 데이터가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의 협력이 성사되면 내년 상장을 검토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T 빅데이터에 관심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투자 등을 포함한 제휴 방안을 카카오 측과 협의하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가 투자 주체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 산정과 투자 규모 등을 놓고 구체적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차량호출 분야에서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기업이다. 카카오T의 경우 이용자 수만 2700만 명에 달한다. 국내 20~69세 인구 중 72%가 가입한 셈이다. ‘카카오T 블루택시’ 수도 지난 4월 5200대에서 10월 1만3000대까지 늘었다.

웨이모는 구글 내 자율주행사업부로 출범해 2016년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로 분리됐다. 올해 초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실탄을 쌓았다. 주요 국가에서 선두권 모빌리티 업체와 협업해 자율주행과 연관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와 구글이 손잡을 경우 자율주행 부문에서 긴밀한 협력이 예상된다. 자율주행 기술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향하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플랫폼의 필수 요소다. 이동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카카오T 앱 하나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3월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대리운전, 전동킥보드, 셔틀버스, 주차장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앱에 추가했다. 올해 3월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시범운영하는 등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도 하고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19일 이프(if) 카카오 2020 콘퍼런스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그리는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스마트시티는 데이터로 짓고 시스템으로 쌓아올린 도시”라며 “이동에 따른 불편함을 줄이고, 이동하지 않아도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찾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빌리티 ‘새판짜기’ 작업 분주SK텔레콤이 최근 우버와 조인트벤처(JV) 설립 및 투자유치를 발표하는 등 국내 IT기업과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의 합종연횡에 속도가 붙고 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성장 스토리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구글과의 협력이 긴요하다. 구글은 2018년 차량 플랫폼 안드로이드오토에 카카오내비를 적용하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 카카오와 협업을 시작했다. 카카오는 구글 외에도 복수의 글로벌 IT기업들과 모빌리티 부문에서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도 검토하고 있다. UBS를 비롯한 복수의 글로벌 IB가 잠재적 투자자 리스트를 확보해 카카오 측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한국투자파트너스, 미국 TPG, 일본 오릭스 등으로부터 총 5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1조5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현재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선 테슬라도 카카오모빌리티 측과 최근 마케팅 부문에서 협업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한 택시 법인에 테슬라 차량 일부가 도입되는 방식 등이 예상된다.

차준호/최한종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