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가 임상 3상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내놨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모더나는 임상 3상 예비 순석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 승인 전 최종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는 3만여 명이 참여했고, 이번 중간 분석 결과는 임상 시험 참여자 중 95건의 감염 사례에 기초한 것이다. 이들 사례 가운데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5건이었다. 90건의 발병은 플라시보(가짜 약)를 접종한 경우였다.
임상시험에 들어간 백신 후보물질의 효과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시험 참가자 중 백신 후보물질을 두 차례 접종한 사람과 플라시보를 접종한 사람 비율로 측정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모더나 3상 시험 참가자 중 중증 환자는 11명으로, 전부 플라시보를 복용한 실험군에서 나왔다.
심각한 부작용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접종 부위 통증, 피로, 두통, 관절통 등의 비교적 가벼운 부작용을 보고했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이 95%의 사람들에게 병을 얻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면 병원이나 사람들의 마음, 죽음에 대한 효과라는 측면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더나는 몇 주 내로 미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FDA에서 요구하는 백신 안전에 관한 분석이 이달 말까지 끝날 전망이다.
이번 결과 발표는 백신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미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지난 9일 발표로부터 일주일 만에 나온 것으로 광범위한 백신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마찬가지로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으로 개발됐지만, 보관 방법이 차이가 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지만,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 또는 의료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모더나는 올해 안에 1000만명(2000만회 투여분)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5억∼10억회 투여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북미와 중동 등의 지역 국가들이 모더나와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 정부는 모더나와 15억2500만달러(약 1조698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8월 모더나는 백신 가격을 1회 투여분 당 32∼37달러(약 3만5000∼4만1000원)에 책정했다. 대량 구매자에는 더 싼 가격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