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여당 지지, 전세난에도 탄탄했는데...재산세에 '삐걱'

입력 2020-11-02 15:38
수정 2020-11-02 15:50


정당별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도층만 놓고 보면 최근들어 여론 악화가 심상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재산세 부담 증가와 당헌 개정 추진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10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3%P 내린 34.8%, 국민의 힘은 1.6%P 오른 28.9%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2주째 오차범위 밖 우위를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중도층의 변화가 심상치않다. 중도층의 지지율은 민주당 32.3%, 국민의힘 31.1%로 두 정당의 지지율은 1%대로 좁혀졌다. 10월 3주차 여론조사 당시 중도층 지지율은 민주당 34.6%, 국민의힘 29.2%로 5% 넘게 벌어졌다가 다시 확 좁혀진 것이다. 국민의 힘이 중도층에서 31% 이상 지지율을 확보한 것은 9월 4주차 이후 한달여만이다.

국민의 힘 지지율은 남녀 모두 소폭 올랐다. 민주당 지지율은 남성이 33.8%로 전주와 동일했고, 여성은 35.7%로 전주 대비 0.7%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남성이 31.9%, 여성이 25.9%로 전주 대비 각각 2%P, 1.1%P 상승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민주당에서는 30대 지지가 크게 흔들렸다. 민주당의 30대 지지율은 38.1%로 전주 대비 7%P나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60대 지지율이 40.1%로 전주 대비 8%P 오르면서 지지율 격차를 좁힌 것으로 파악된다.



중도층이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국민의힘을 택한 이유는 부동산 문제와 당헌 개정 추진 영향 탓으로 지적된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1주택자 재산세 완화 등 세금 문제와 전세 실종과 관련한 부동산 문제가 당정의 지지율 동반 하락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의 내년 서울·부산시장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추진도 중도층과 일부 진영의 이탈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민주당이 당헌 개정을 확실시하면서 향후 여론조사에 이러한 영향이 추가 반영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87% 찬성에 따라 당헌을 개정하고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당헌 원칙대로라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의혹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민주당은 후보를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서울·부산에서의 공천이 불가피하다는 당내 기류에 따라 이를 당원 투표에 부쳤고, 결국 이날 당 여론에 따라 당헌 개정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