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스마트폰, 6조 영업이익 합작…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일등공신'

입력 2020-10-29 17:16
수정 2020-10-30 00:51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영업이익도 2018년 4분기 이후 일곱 분기 만에 10조원대로 복귀했다. 상반기까진 반도체가 홀로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3분기에는 상황이 확 바뀌었다. TV·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소비자가전)부문과 스마트폰 사업에서 6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합작하며 반도체와 맞먹는 수익을 올렸다.

CE부문은 역대 최대인 1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재택근무 등 ‘홈 이코노미’ 확산으로 가전 교체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29일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 역량을 바탕으로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했다”며 “프리미엄 TV·가전, 위생가전 판매가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전은 이익률이 박한 제품’이란 고정관념을 깬 것도 CE부문의 성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TV와 생활가전 판매의 상당 부분을 프리미엄급 제품이 채우면서 CE부문의 영업이익률도 11.0%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분기 7.17%에서 대폭 개선된 수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3분기 매출은 30조4900억원, 영업이익은 4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IM부문이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건 2017년 2분기 후 13분기 만에 처음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52.4% 늘었다.

휴대폰 판매량은 8800만 대로 직전 분기(5700만 대)보다 3000만 대 이상 늘었고, 태블릿 기기 역시 900만 대 팔려 전 분기보다 200만 대가량 증가했다. 기기당 평균 판매 가격(ASP)은 229달러로 전 분기(226달러)보다 소폭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갤럭시노트20와 갤럭시Z폴드2 등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50% 급증했다”며 “비용 감소 노력과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 등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과 가전·TV는 연말 성수기로 수요가 몰리겠지만 경쟁 심화와 원가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디스플레이에서 중소형 패널은 3분기 대비 판매가 큰 폭으로 확대돼 3분기보다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4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4조2665억원, 영업이익은 10조5960억원이다. 3분기 대비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14.2% 줄어들 것으로 본 것이다.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선 내년 업황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상반기엔 재고 해소로 서버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황정수/이승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