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는 온라인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 아기를 2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미혼모와 관련해 “비난하기보다 사회가 도와주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1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온라인 마켓에 아기 입양 글을 올린 미혼모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고 한편으로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제주에 사는 분이어서 (도지사로서) 책임감도 느낀다. 미혼모로 홀로 아기를 키우기 막막하고 두려워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16일 오후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 서귀포 지역 카테고리엔 20만원에 생후 36주 아이를 거래(입양)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아이 아빠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20대 여성 미혼모가 충동적으로 이같은 판매글을 올렸다가 이내 잘못된 행동임을 깨닫고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지사는 “분노하는 마음을 이해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한 생명의 엄마로서 아기를 낳은 것은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할 일이다. 혼자 키울 수 없다면 입양절차 등 사회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제주도 여성가족부서에 상황을 알아봤다고 전한 그는 자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현행법상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점 때문에 입양절차를 꺼리게 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들었다고도 했다.
이어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을 보호하고 지원하겠다. 필요한 경우 심리 치료도 제공할 것”이라며 “관련 기관들과 함께 최대한 돕겠다. 아울러 제도를 개선할 점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