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훈 얍컴퍼니 대표 "코로나로 뜬 비대면 기술, 코로나 극복에 써야죠"

입력 2020-09-23 17:53
수정 2020-09-24 00:08
“회사를 세우고 지난 7년 동안 좋은 인재를 찾으려고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위치 인식과 관련해 좋은 특허를 낸 사람이 있으면 끝까지 쫓아가서 어떻게든 만났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국내 최초로 비컨(beacon) 기술을 상용화한 얍컴퍼니의 안경훈 대표(57·사진)는 최근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기업인 대상 조찬 강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얍컴퍼니의 성장 과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위치 데이터를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창업했지만, 경영학을 전공한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얍컴퍼니가 시장에서 비대면(언택트)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기술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를 끊임없이 찾아다닌 덕분”이라고 했다.

비컨은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해 반경 20~70m 거리에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통신 기술이다. 스타벅스가 2014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사이렌 오더’ 서비스에 2013년 설립된 신생 벤처기업 얍컴퍼니의 비컨 기술이 활용됐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위치 데이터를 다루는 얍컴퍼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안 대표는 2013년 얍컴퍼니를 설립하기 전에도 두 차례나 데이터 관련 기업을 운영한 바 있다.

“1998년 자본금 1억원을 들고 데이터 전문 컨설팅 기업을 세웠는데, 1년여 만에 100억원을 벌었어요. 데이터베이스(DB)를 전문적으로 분석해주길 바라는 수요가 그때도 이미 상당했다는 의미죠. 컨설팅 사업 성공을 바탕으로 2009년엔 조금 욕심을 내서 개인의 모든 데이터를 총망라한 ‘전자지갑’ 제조 회사를 차렸습니다. 이 사업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구글과 같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특정 정보만 전문적으로 다뤄야겠다는 판단이 섰죠. 그래서 웨어(where·어디에)에만 집중하는 얍컴퍼니를 설립한 겁니다.”

정밀한 위치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얍컴퍼니는 미술관 작품 앞에 서면 자동적으로 설명이 나오는 ‘얍도슨트’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안 대표가 최근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방역’이다.

안 대표는 “코로나19를 확실하게 막기 위해선 지금보다 정교하고 신속한 밀접 접촉자 선별 방법이 필요하다”며 “스마트폰과 비컨 기술을 활용하면 뉴스나 정부 발표가 나오기 전에 나 자신이 확진자와 접촉했는지 즉각 확인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