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원칙적으로 중단해야"

입력 2020-09-22 15:07
수정 2020-09-22 15:12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22일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관련 입장을 묻자 “원칙적 중단”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국내 석탄화력발전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에 환경단체 등에서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서도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도 한국전력공사와 공적 금융기관이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양이 의원은 "오늘 환노위가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논의할 텐데 온실가스는 국적도 없고 여권도 없다"며 "정부가 국내에는 석탄화력발전소를 (확대)하지 않으면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는 해외에 석탄화력발전을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력 수요 급증에 비해 공급 여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게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관련 산업 붕괴도 문제다. 탈(脫)원전에 감(減)석탄으로 국내 원자력·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 사실상 힘들어진 두산중공업과 관련 중소기업은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조 장관은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관련해) 정부의 입장은 원칙적인 중단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하지만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처럼 전력 대안이 없거나 강화된 친환경 요건 하에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붕앙2 이후 새로운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붕앙 2호기 사업은 베트남 하띤성 지역에 총 12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이다. 한전은 ‘탈(脫)석탄’을 선언하고 포기한 홍콩 기업의 지분(40%)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이 사업에 약 2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 장관이 설명한 정부 방침은 ‘일본처럼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일본 정부의 '인프라시스템 해외 전개 신전략'은 “원칙적으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공적 지원을 하지 않지만, 해당 국가가 에너지 안보나 경제적 이유로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일본의 저탄소 고효율 석탄화력발전소 기술을 요청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에 맞춰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