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꿈을 먹는 주식’으로 불린다. 매번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면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2일(현지시간) 테슬라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달아 수정하고 있다.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전망이 더욱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미칠 미국 증권사들의 장단기 목표주가와 애널리스트 의견을 살펴봤다.
평균 목표가는 293달러13일 미국 금융정보 사이트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테슬라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애널리스트 30명의 평균 목표주가는 293.67달러다. 지난 11일 종가인 372.72달러 대비 21.2%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목표주가를 높이는 증권사가 많아지고 있다.
UBS는 11일 테슬라 목표가를 기존 160달러에서 325달러로 높였다. UBS는 “테슬라의 새로운 배터리 기술이 새로운 수익성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도 9일 테슬라 목표가를 451달러로 제시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목표가를 170달러에서 290달러로, 모건스탠리는 210달러에서 272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295달러를 유지했다. UBS “테슬라 경쟁 우위 있어”22일 전 세계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배터리 데이는 주가 향방을 가를 핵심 이벤트로 평가된다. 배터리 핵심 기술 등에 대한 발표는 물론 배터리 직접 생산 전략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패트릭 허멜 UBS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데이에 테슬라는 ‘건식 전극 기술’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기술은 배터리셀 밀도를 50% 높여 차 한 대당 비용 2300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UBS는 “이 기술은 테슬라에 경쟁우위를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린 러시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파나소닉, CATL 등 협력사와 관계를 지속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체 생산보다는 공조를 통해 단가를 낮추고 생산량을 확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자체 생산을 넘어 제3자에게 배터리와 파워트레인을 공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핵심 부품사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월가의 대표적 테슬라 비관론자인 고든 존슨 GLJ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모든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만들고 있어 테슬라의 매출은 정점을 찍었다”며 “하반기부터 테슬라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LJ는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목표가를 87달러에서 19달러로 낮췄다. “최고 4400달러도 가능”테슬라의 목표주가가 이토록 차이 나는 이유는 전문가들조차 미래를 예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합리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지,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을지 등이 주가를 결정할 핵심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미국 운용사 아크인베스트(Ark Invest)는 시나리오별 목표주가를 예상했다. 테슬라가 구독경제에 기반한 자율주행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성공할 경우 목표가는 3000~4400달러다. 3000달러는 자율주행 네트워크는 구축하지만 생산단가는 못 낮추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고, 4400달러는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시나리오다.
자율주행 네트워크를 못 만들 경우 목표가는 확 낮아진다. 생산단가를 낮추는 베스트 시나리오가 680달러, 원가까지 못 낮출 경우 200달러다. 파산할 경우 목표가는 0달러가 된다. 다만 파산 가능성은 1%로 거의 없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네트워크에 성공할 가능성은 30%로 예상했다. 목표가 4400달러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12%로 전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