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가사에 흥겨운 리듬…라디오 타고 美 대중 속으로

입력 2020-09-01 22:05
수정 2020-09-02 01:01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100’ 1위에 오른 요인 중 하나는 방탄소년단(BTS)의 약점으로 작용했던 라디오 방송 횟수가 이전 히트곡들에 비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이너마이트’는 미국 내 160여 개 라디오 방송국을 토대로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 이번주 방탄소년단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에 올랐다. 1160만 명의 청취 인구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라디오 방송 횟수가 급증한 이유는 영어로 쓰인 디스코 팝풍의 흥겨운 노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어 가사를 지켜온 방탄소년단은 이 곡에 처음으로 영어 가사를 도입했다. 영국 작곡가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가 공동으로 작사·작곡해 가요보다 팝적인 정서가 짙게 배어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한 메시지를 가사에 담은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방탄소년단이 앞서 ‘맵 오브 더 솔’ 시리즈 등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들려줬던 것과 달리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영어 가사 중에는 “우리, 아침이 올 때까지 춤을 춰” “인생은 꿀처럼 달콤해” “디스코 파티, 난 좋아 준비됐어” 등 흥겨운 노랫말이 풍성하다. 슈가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디스코 팝 리듬에 행복과 자신감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신나는 곡이라 어깨춤을 추실 것으로 믿는다”고 노래를 소개했다.

이 곡이 세계 주류 팝 시장의 흐름과 ‘동질화’를 이룬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펑크와 솔로 이 도시를 밝혀~”라는 가사처럼 디스코풍 음악 이면에는 ‘펑크’와 ‘솔’의 리듬이 흐른다. 주류 미국 팝에서 요즘 사용하는 패턴이다. 외신들은 “반복적인 리듬이어서 외우기 쉽다” “가벼운 음악이라 받아들이기도 쉽다”고 평가했다. 강문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 아이돌로 출발한 방탄소년단이 이번 곡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하는 ‘팝스타’로서 새로운 색깔을 보여줬다”며 “이 덕분에 미국 라디오방송 횟수가 크게 늘어 핫100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