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월세전환율 2.5% 넘어도 과태료 등 검토안해"

입력 2020-08-23 10:29
수정 2020-08-23 10:30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법정 전월세전환율을 현행 4.0%에서 2.5%로 낮추기로 한 것을 두고 과태료 등과 같은 강제규정을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임대차 계약기간 내 또는 계약 갱신 때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 오는 10월부터 2.5%(기준금리+2.0%)로 낮아지는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하게 된다. 신규 계약을 체결하거나 임차인이 바뀌는 계약, 또는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측은 임대차는 사인 간 계약관계이므로 과태료 등 행정 제재가 불가능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과태료 등 강제 규정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행법상 전월세전환율이 '권고사항'이다보니 현실에서 지켜지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전월세전환율 위반 계약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 전환율이 4.0%지만, 시장에서 통용되는 전월세 전환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주택 전월세 전환율은 5.9%다. 서울은 평균 보다 낮은 5.0%지만 대구(7.2%)와 경남(7.0%) 등 지방은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경북(8.6%)과 충북(8.4%), 전북(8.2%) 등은 현행 법정 기준을 두 배 이상 웃돌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전월세전환율을 위반하는 계약은 '원천무효'로 간주할 것"이라며 "집주인이 전환율을 넘는 월세를 받을 경우 세입자가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또는 민사소송(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활용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임차인이 민사소송을 통해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는 강행 규정 등이 근거 조문으로 명확히 담겨 있는 만큼, 민사소송까지 가서 법리 다툼할 것도 없이 사전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6곳인 분쟁조정위를 연내 6곳 더 추가로 설치하고, 내년에도 6곳을 더 늘려 내년 말까지 총 18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6곳에 있다. 연말까지 인천, 청주, 창원, 서울 북부, 전부 등 6곳에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는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주택 임대차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률 전문가들이 조사를 거쳐 심의·조정하고 있다. 1억원 미만 보증금 분쟁의 비용은 1만원 정도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