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판매한 470억원 규모 무역금융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투자원금 전액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아름드리 대체투자 전문사모투자신탁 7호’ 펀드 보험사로부터 투자금 지급 불가 통보를 받았다.
아름드리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은 이 펀드는 지난해 5월 신한은행에서 240억원어치 팔렸다. 싱가포르에 있는 원자재 무역업체 아그리트레이드인터내셔널(AIPL)이 제품 구매자(바이어)로부터 받을 매출채권을 담보로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 채권이 투자 대상이다.
이 펀드는 보험에 가입돼 있어 설령 매출채권이 부실화되더라도 원금 상환이 가능한 상품으로 소개됐다. 1년 만기 시 목표수익률은 연 3.7%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고액자산가 등이 주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IPL이 제품 구매자 측과의 분쟁을 이유로 ‘지급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바이어들이 매출채권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대금 결제를 이행하지 않자 보험사도 AIPL의 사기 및 기망 혐의 등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아름드리 9호 펀드(230억원)도 투자 대상이 동일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손실 규모가 47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은행과 아름드리운용은 상환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 지난 2월부터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 자산 회수를 시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름드리가 싱가포르 현지 법무법인을 통해 AIPL과 바이어, 보험사 등을 상대로 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