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정장 입는 시대 끝났다"

입력 2020-08-07 17:24
수정 2020-08-08 01:29
세계적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최고경영자(CE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정장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유니클로 운영사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 겸 CEO는 7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10년치의 변화가 한꺼번에 불어닥쳤다”며 “사람들의 스타일이 단숨에 캐주얼화됐다”고 말했다. “극단적으로 말해 신사복 판매점은 거의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야나이 회장은 “의식주의 하나인 옷은 원래 생존 필수품인데도 어느 틈엔가 특별한 상품이 돼버렸다”며 “생활양식 변화로 드레스와 슈트는 일상과의 관계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주력 상품이 캐주얼이라는 점에서 유니클로가 운이 좋았다면서도 “800개가 넘는 일본 유니클로 매장 가운데 개점한 지 오래돼 입지와 공간 크기 등이 어중간해진 매장을 뜯어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자라와 H&M을 넘어 세계 1위 의류 브랜드가 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유니클로 매출은 2조2950억엔으로 자라(3조4000억엔)와 H&M(2조6000억엔)에 뒤진다.

야나이 회장은 자라와 H&M을 잡기 위해 현재 750개인 중국 내 유니클로 매장을 3000개까지 늘리는 등 해외 확장 전략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이어지는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은 없었다. 그는 “스포츠 의류를 평상복으로 입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미래의 라이벌로 꼽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일본 최고의 부자인 야나이 회장은 재계에서 할 말은 하는 경영인으로 통한다. “총리의 취미를 외교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하게 비판했고, 지난해 인터뷰에서는 “한국에 반감을 갖는 것은 일본인이 열등해진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