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가 지난해 0.4%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과 2018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북한이 3년 만에 역성장 국면에서 벗어났다. 북한의 전체 경제 규모는 한국의 54분의 1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2조9189억원으로 전년(32조8030억원) 대비 0.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31일 발표했다. 2016년(3.9%) 이후 3년 만에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밝혔다. 북한은 2017년(-3.5%)과 2018년(-4.1%)에 역성장했다. 2016년 11월부터 이어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제재 영향 탓이다.
지난해 북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농림업(1.4%)과 건설업(2.9%) 생산이 증가한 덕분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극심한 폭염을 겪었던 2018년에 비해 지난해 농작물·수산물 생산량이 불어난 데다 관광지구 개발과 발전소 공사도 늘어난 결과라는 얘기다.
하지만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광공업 생산은 0.9% 감소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줄었다. 북한의 대외교역(수출·수입) 규모는 지난해 32억4000만달러로 2018년(28억4000만달러)에 비해 14.1% 늘었다. 안보리의 비(非)제재 품목인 시계·부품 수출이 2018년보다 57.9% 늘어난 결과다. 이동원 한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주력 산업인 광공업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북한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며 “교역 규모도 경제제재 직전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는 더 벌어졌다. 북한의 작년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5조6000억원으로 남한의 54분의 1 수준이었다. 2018년 53분의 1에 비해 격차가 더 커졌다. 실질 GDP 기준으론 작년 한국이 1848조9585억원으로 북한의 56배였다. 북한의 지난해 1인당 GNI는 140만8000원으로 추정됐다. 한국(3743만5000원)의 27분의 1 수준이다. 2018년에는 26분의 1 수준이었다.
올해 북한 경제 전망은 다소 어둡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올해 북한 경제성장률이 -6%를 기록해 1997년(-6.5%) 후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